도쿄 역에서 센키쿠 역까지는 또 거의 한 시간이나 걸린다는 것을 우리는 깜빡 잊고 있었습니다. 기진맥진해진 상태로 열차에서 내리면 또 철길을 따라 차를 타고 달려야만 했지요. 그 중에 몇몇은 지치지도 않는지 도쿄 역에서 놀다가 들어가겠다고 하더군요. 차가 끊길 시간이 다 되어가는데… 마무리를 하지 않으면 즐긴 기분이 들지 않는다더군요. 열차에서 내리자 마자 여행이 끝난 기분이 드는 저와는 즐기는 방식도, 보는 방식도 다른가 봐요.


 남은 학생 중 몇은 저녁을 먹고 전차를 타기로 했고, 누구는 카페에 들린다고, 또 누구는 지하상가를 둘러보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렇지만 절반이 넘는 학생들은 그대로 센키쿠 역으로 가는 전차에 몸을 실었지요. 저는 그 무리에 섞였습니다. 이 2박 3일 동안 몸 안에 쌓인 에너지란 에너지는 죄다 털어낸 것 같았거든요. 집채만한 가방을 품에 안고 덜컹덜컹 전차 움직임에 따라 흔들리고 있자면 저는 제가 정말 껍데기만 남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행은 일탈이 되지만, 반드시 돌아와야 한다는 건 참 슬픈 일인 것 같아요. 돌아오는 과정에서는 언제나 쭉 빠진 듯한 기분을 느끼고는 했죠. 맞은편 창 너머에는 아마도 저와 같은 표정을 한 학생과, 느지막하게 돌아가는 직장인과, 도쿄의 창백한 밤하늘이 있었습니다. 분명 같은 것일 텐데도 교토의 그것과는 아주 감상이 달랐어요. 묵은 피로가 전신을 내리누르는 듯해 저는 천천히 눈을 감았습니다. 무언가 끊임없이 흔들리고 있었습니다.


 자신의 위치가 도시 한가운데라는 자각이 들면 반대로 둥글게 새끼줄을 친 소원나무와 글씨를 적어 걸었던 탄자쿠가 떠올랐어요. 참 시답잖은 고민. 참 시답잖은 소원. 누가 들어줄 것 같지도 않고 아무리 소원해도 이루어질 수 없을지도 모를… 그럼에도 한편으로는 간절한.

 그러니까 제가 적어 낸 소원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