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리 문예부

자전거로 등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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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XX'S CIRCLE

 눈에 띄는 활동을 한 것은 없다. 문예부에 가입한 것 역시 정말 우연히, 동아리 홍보를 통해 문예부 부실이 다른 동아리에 비해 크고 쾌적한 환경을 지녔다는 것을 알게 된 후에 마땅히 가입할 동아리가 없자 흥미도 없는 동아리에 덜컥 가입해버린 것이 계기. 이따금 부실에서 영양가 없는 책이나 뒤적거리는 정도가 전부다. 가끔은 활동 시간에도 눈을 감고 자 버려서, 활동에 열의가 있는 문예부원들에게 눈엣가시가 되었다. 거의 부실을 자신의 아지트처럼 사용하고 있는 셈. 부활 참여에 열의도 없고, 그저 시간 때우는 용도로 지내고 있지만 탈퇴할 생각은 없는 듯. 은근히 눈치를 받아도 무시할 정도의 뻔뻔함마저 생겨서 오히려 골칫거리가 되었다.


 알 사람은 알 법한 그 「로미오와 줄리엣」 연극 연습 당시 그 갈등이 더욱 고조되었다. 사소한 계기로 연극 참여하는 부원과 다투게 되었는데, 이 일로 말싸움뿐만 아니라 몸싸움까지 오가게 되었다. 원인을 제공한 쪽이 저쪽이라 싸움에 대한 이야기는 쉬쉬 되어 선생님 귀에까지는 흘러가지 않았지만 문예부 내부에서는 공공연한 소문. 그 덕에 그다지 좋지 않았던 이미지는 더욱 나빠져 부실에 있어도 미소카에게 말을 거는 사람은 없다.


 그나마도 가끔 이야기를 나누곤 하던 하이바라 하쿠라 역시 3학년이 된 이후 부실에 나타나지 않아 대화 상대는 더욱 없어졌다. 그쪽 역시 어떤 문제가 있었다는 것은 어렴풋이 알지만 직접적으로 연관되지 않아 정확히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는 상태이다. 흉흉한 동아리 분위기는 아랑곳 않고 부실에서 지내고 있으며, 여전히 탈퇴할 생각은 없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2년 동안 시간을 보낸 곳이어선지 쉴 곳이 필요하면 항상 그곳으로 향한다.


      XX'S RUMOR

“저 선배 그 사람이잖아. 문예부 축제… 준비하다가 대판 싸웠다고.”

“부모님이 둘 다 연구원이라더라. 아닌가? 형제들만 그랬나?”

“응? 우리 동아리에 그런 선배도 있었나? 아니다. 얼굴은 익숙한데.”

“자전거 타는 거 많이 봤어! 그런데 저번에 보니까 경찰이랑 있더라.”


      XX'S APPEARANCE

 인상에 영향을 줄 만큼 얼굴에 큰 변화는 없다. 다만, 이전처럼 마냥 어려 보이지는 않는다. 졸려 보이는 눈은 여전하지만, 어린 티가 나던 불그스레하고 통통한 뺨은 거의 흔적만을 남기고 사라졌다. 어느 누가 봐도 어엿한 고등학생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 표정을 숨기는 것도 꽤나 익숙해져서, 중학교 시절 서투른 미소카의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다. 목을 덮지 않던 머리카락은 풀어두면 목을 온전히 덮을 정도로 길어, 가벼운 꽁지 모양을 했다. 매일 아침 자신이 묶은 후에 등교를 하는 모양. 그의 성장은 다른 곳보다 키에서 드러나는데 160cm 후반대이던 키가 쑥 커져 지금은 어느덧 175cm이다. 본인은 아직도 클 것 같다고 생각하는 중.


 굳이 이전 모습의 흔적을 굳이 찾아 꼽아보자면 부스스하고 정리정돈 되지 않은 것 같은 그의 머리카락. 만지면 부슬부슬 흩어지는 머리카락은 묶여있음에도 바람만 닿으면 금방 지저분해져 버린다. 어느 정도 손질해보려고 노력한듯하지만 그의 노력이 무색하게 머리카락은 난공불락. 1학년 초반, 당했던 교통사고에 의한 오른팔의 찰과상은 어렴풋이 흉터로 남았다. 하지만 자세히 보지 않으면 눈에 띄지 않을 정도. 그 외에도 몸 이곳저곳에 잔 상처가 있다. 여름임에도 교복 위에는 항상 체육복을 함께 입고 있는 모습.


      XX'S CHARACTER

 2016년, 입학 초의 어설픔과 설렘은 2년의 기간 동안 삼켜졌다.


 어설프고 들뜬 모습을 숨길 줄도 알게 되어서, 언뜻 보기에 이제는 제법 근사한 학생이다. 성격의 기반은 시간이 지나도 흩어지지 않았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그 성격에도 모난 점이 생겼다. 이전에는 사람을 밀어내거나, 거리를 두는 법을 몰랐으나…. 이제는 사람을 가릴 줄도, 거리를 둘 줄도 안다. 어느 정도 이상 선을 넘어, 자신을 허용하지 않는다. 적극적인 성격이 아니었던 것은 그대로. 여전히 주변에 무슨 일이 일어나든 무념무상, 굳이 자신이 나서야 할 일이 아니면 입도 벙긋거리지 않는다. 여전한 고집쟁이. 처음 보는 사람을 대할 때 부러 날카로운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이전과 비슷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그나마 연락을 주고받던 친구들로 입학 여행에서 함께했던 즐거움이나 기쁨은 여전히 잊혀지지 않아 그들을 대할 때만은 미소카는 다시 1학년, 그때로 돌아간다. 자신을 숨기지 않고 솔직히 말하는 것에 쑥스러움은 있으나 어설프게 감춰 멀어지는 일이 없었으면, 하고 생각한다. 그만큼 친구들은 미소카에게 소중한 존재일지도.


      AND OTHERS

남들에게 말하기에 앞서, 자신의 의견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하는 버릇이 생겼다. 서툰 말로 다른 사람과 마찰을 빚고 싶지 않은 것처럼. 그런 덕에 본래도 빠르지 않던 말은 조금 더 속도감이 없어져 언뜻 듣기에도 답답한 감이 있다. 시간을 주고 말을 걸면 생각보다 꽤 수다스럽다.


- 공부에는 여전히 취미가 없다. 2년간 마땅히 하고 싶은 일도, 잘할 수 있는 일도 찾아내지 못했다. 교과 성적 미흡. 부활 참여 저조. 무언가, 나도 잘할 수 있는 게 생기면 좋겠다. 좋아하는 게 생기면 즐거울지도, 하고 생각은 하고 있지만……. 무언가 성취해낼 만큼 적극성이 없는 것이 문제다. 스스로도 문제점은 알고 있지만 해결할 생각이 없을지도.


- 함께 지내던 형제는 요란한 점은… 정말, 여전하다. 보건소에 일하던 누나는 공부를 좀 더 해야겠다며, 일과 공부를 병행하고 있다. 서른이 넘어버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진취적으로 하고 싶은 것은 뭐든지 다 해버리는 모양. 미소카는 그런 누나의 모습이 대단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형 쪽은 대학병원에서 함께 일하던 동료와 사랑에 빠졌다. 한창 불타오르는 연애 초창기. 가끔은 집에도 그 사람을 데리고 오곤 하는데……. 미소카는 형의 연애 상대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어렵고 어색하기만 하다. 집에 안 데리고 오고 밖에서 놀면 안되나… 하는 마음은 갖고 있지만 형에게 말해본 적은 없다. 최근 일주일에는 형제들과 그 사람이 파티를 하기도 했다. 형의 연애는 순조로운 모양이다.


 1년이 넘게 여행(추정)을 다녀왔던 부모님이 2학년 후반 무렵에 돌아왔다. 미소카는 부모님이 마냥 놀러 간 거라고 생각했지만 그건 아닌 모양이다. 자신의 일에 대해 이야기해주지 않는 부모님 덕에 미소카는 두 분이 어떤 일을 하고 있긴 하구나…. 하고 생각할 뿐 정확히 어떤 일을 하시는지, 어디로 가는지도 잘 모른다. 자신보다 나이가 10살은 위인 누나와 형은 알고 있는 모양이지만 물어봐도 알려주지 않는다. “너는 말해줘도 잘 모를 거야” 하며. 미소카는, 그런 형제들이 원망스러울 때도 있으나 언젠가는 말해주겠지. 하고 기다리는 중이다. 그런 이유로, 부모님에 행방에 대해서 물으면 “몰라” 하고 대답하곤 하는데 그것은… 정말로 모르기 때문이다. 가끔은 부모님에 대해서 물어보면 짜증을 내기도 한다.


 4단지에서 여전히 형제들과 함께 거주 중이다. 돌아왔던 부모님은 한 달 전 다시 어디론가 훌쩍 여행을 떠났다.


 방학 때에만 하던 파트타임은, 가끔 대타가 필요할 때 평일에도 시간 수당을 받고 나가곤 한다. 여전히 통학로에 익숙해져 이제는 꽤 빠르게 오갈 수 있음에도 여전히 번화가에 나가는 것을 꺼리기 때문에 자전거를 타고 둘러 둘러 오가는 모양. 미소카에게 자전거를 타는 것은 여전히 즐거운 일이다. 이제 등굣길 사고로 큰일이 없는 한 지각하는 일은 없다. 하지만 여전히 크고 작은 사고는 생기는 모양이지만, 어쨌든. 등하교 시간을 제외하고도 이곳저곳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니는 취미가 생겼다. 번화가를 제외해두고 천문대에서부터 신사, 문화회관까지. 센키쿠에 모르는 골목은 이제 없을 정도.


 입학 여행을 다녀온 이후 바로 핸드폰을 샀다. 사용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아 초반에는 좀 애를 먹었지만 이제는 꽤 자연스레 다룰 수 있는 수준. 하지만 어디까지나 핸드폰은 부가적이란 느낌으로, 들고 있기는 하지만 막상 전화를 걸거나 메시지를 보내면 잘 받지 않는다. 평소에도 그다지 연락은 잘 안 되는 편. 말로 하는 게 가장 빠르다. 아날로그 인간. 친구들을 따라 게임도 이것저것 해보고는 있는 모양이지만… 그다지 손에 익지는 않았다. 게임도 어디까지나 평범한 수준으로 중간 정도는 간다.


 늘 지니고 다니던 크로스백은 아직도 여전히 함께하고 있다. 꾸준히 써온 것이어서 약간은 오래된 티가 나지만 본인이 손이 탄 물건은 쉽게 버리지 못해 3학년이 된 지금도 여전히 함께하고 있다. 가방 안에 넣고 다니던 토끼 인형은 이제 바깥으로 나왔다. 촉감이 썩 괜찮은 듯 심심할 때는 주물거리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크로스백 내용물 : 핸드폰, 노트, 필통)


      NOWADAYS…

1. 「로미오와 줄리엣」

 연극 준비 당시 연극에 참여하는 부원과의 마찰이 있었다. 해당 학생과의 말싸움으로 시작된 문제는 몸싸움까지 번졌으며, 이후 문예부의 분위기는 더욱 가라앉았다. 해당 부원은 미소카와 싸운 이후 연극에 참가하지도 않고 도중 탈퇴해 연극에 큰 차질이 빚어졌다. 부원들끼리 쉬쉬한 덕에 고문 선생님 귀에까지 들어가지는 않았으나 부원들 사이에서는 이미 공공연한 비밀. 연극이 그런 식으로 흘러간 것에 미소카의 잘못이라고 탓하는 사람도 부원도 왕왕 있다. 그만하면 움츠러들 만도 하지만 오히려 더 미소카는 당당하게 굴고 있다. 3학년이 된 이후 사건을 아는 사람이 다수 졸업한 덕에 이제 막 1학년이 된 학생들은 미소카에 대해서 잘 모른다. 그냥 우리 부에도 저런 사람이 있구나, 하는 정도.


2. 파트타임

 중학교 때에 이어서 방학 기간 동안은 꾸준하게 파트타임을 뛰고 있다. 생활비 일부를 제외한 자신의 몫은 여전히 자신이 책임지고 있으며 가족들의 도움 없이 자립해보려는 듯 그 나름대로 노력하는 중이다. 일의 종류는 크게 가리지 않으나 주로 시간 수당이 높은 일을 위주로 고르다 보니 몸이 고된 일을 많이 찾아서 했다. 고등학생이 할 수 있는 파트타임이라고 해봐야 몇 없기는 하지만, 가끔 대타가 필요할 때에는 불러주기도 하는 모양이다. 


3. 드래곤 퀘스트 (Lv. 25)

 촌장(모토하라 이사미), 사천왕(사츠키가와 츠구미, 아메노모리 츠루, 미나미카와 슌지), 마왕 (고쿠게츠 미소카)이 멤버인 동호회. 입학여행 당시 게임 챠오챠오에서 맺어진 팀이 그대로 이어졌다. 한 달에 한 번 쯤 주기적으로 만나 놀곤하는 모양. 평소에 연락은 라인으로 하는 듯하다. 왁자지껄하게 모여서 게임을 하곤 하는데 꽤나 즐겁고 신나하는 것 같다.


4. 시요우 전대

 레드(이치지쿠 이브), 옐로우(호시시바 치하루), 그린(고쿠게츠 미소카), 블루(사츠키가와 츠구미), 블랙(호즈미 진) 특별히 하는 일은 없지만… 멤버가 되면 기분이 좋다고 했다. 미소카는 아직도 이 모임이 무슨 모임인지 모른다. 그래도 포즈는 열심히 정해둔 모양.


5. 매일 저녁 자전거로 동네 한 바퀴

 사람 없이 한적한 시간에 자전거로 동네를 돈다. 꽤나 넓기 때문에 다 돌지는 못하고 하루하루 코스를 정해서 이곳저곳 돌아다니는 듯한데……. 워낙 평소에도 사건 사고가 따라다니는 체질이기 때문에, 크고 작은 사고가 일어나곤 한다. 하지만, 거의 유일하다시피한 취미이기 때문에 스스로는 포기하지 못하는 모양이다. 얼마 전에는 자전거로 돌아다니던 도중 어둑한 길을 지나다 괴한으로 오해받아 경찰서에 신고당한 일이 있었다. 다행히 오해가 풀리기는 한 모양이지만… 사실 미소카의 불행의 아이템은 자전거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