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벚꽃도 아직 다 피지 못한 4월.

겨울에 입던 옷을 다시 꺼내야 할지 얇은 겉옷을 걸쳐도 좋을지 고민이 되는 초봄.

막 고등학교에 입학해 들뜬 마음을 안고 우리는 수학여행 길에 오릅니다.

목적지는 교토, 집합 장소는 센키쿠 역 남쪽 출구. 합숙은 2박 3일간 진행됩니다.

처음 보는 얼굴도 오며가며 본 얼굴도 추위에 채 부드러워지지 못하고 서로를 바라보고 있네요.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고 공기 중에는 꽃가루가 날립니다.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맑아요.




2018년, 방학이 한 달도 남지 않은 7월.

드디어 기말고사가 끝났습니다. 3학년의 첫 학기도 이렇게 저물어가고 있네요.

사흘 전 2교시 쉬는 시간 에어컨이 덜컥 멈추더니 교실은 그야말로 찜통 그 자체입니다.

성적이 확정되기까지는 이틀정도 남았습니다. 방학 동안에도 바쁠 테니, 사실상 마지막 놀 기회네요.

시간은 그저 흘러가고 남은 시간은 많지 않습니다. 마침내 졸업까지 반 년, 어른이 되기까지 반 년.

누군가는 근사한 기억을 바라고, 누군가는 시간이 멈추길 바라고, 누군가는 세상이 멸망하기를 바랄 시기지요.